프리덤 앤 라이프 (Freedom And Life) - [단독] 북한, 국경절 이후 북·중 국경 개방
[사설] 92%가 中 축구 응원하는 포털 여론, 조작 방지 대책 시급
조선일보
입력 2023.10.04. 03: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중전 축구 경기를 문자 중계하던 국내 포털 ‘다음’에서 92%가 중국을 응원하는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에선 94%가 한국을 응원했다. 일방적인 응원이 벌어지게 마련인 축구 국가 대항전에서 90%가 넘는 우리 국민이 상대편을 응원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다음 포털에선 여자 축구팀 8강 경기 대(對)북한전에선 북한(75%), 대홍콩전에선 홍콩(91%) 응원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다음 클릭 응원은 네이버와 달리 로그인이 필요 없다. 1인당 응원 횟수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소수로도 응원 여론을 바꿀 수 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여론 조작을 시도했고 그 결과 정반대의 여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인터넷 공론장은 드루킹 사건에서 드러났듯 여론 조작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드루킹 일당이 19대 대선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를 돕기 위해 어떤 기사에선 불과 600여 개의 아이디만 사용해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몰고 갔다. 어떤 통계에선 포털 댓글 계정 중 불과 0.18%가 6개월간 1000개 이상 댓글을 올리면서 여론을 주도했다고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사이버 심리전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사안이다. 지난 미국 대선과 중간 선거에서 중국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고, 러시아도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여론 조작에 개입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한국 내 여론 분열을 노리고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등 큰 이슈가 나올 때마다 자체 보유한 사이버 요원뿐만 아니라 해외 공작원, 한국 내 포섭 세력, 친북 해외 성향 동포 등을 총동원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나서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북한 등을 상대하기 위한 사이버 역량 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미 국회에 발의된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 국가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포함해 인터넷 실명제 강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