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메지기
저런 걱정은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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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따까리
초유의 일들이 이어진다. 조국과 추미애의 위선·독선 퍼레이드에 이어 대법원장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례를 추가했다. 건국 이래 대법원장의 권위와 신뢰가 지금처럼 바닥에 떨어진 때는 없었다.

인사권자의 선구안 부족, 검증 부족 차원만으로는 왜 유독 이 정부 들어 이런 일이 잇따르는지 다 설명할 수 없다.

본질적 원인은 집권세력이 인사권을 권력 영속화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데서 찾아야 한다.

권력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척도로 발탁하고, 그렇게 발탁된 이들은 충실한 조직책이 되어 견마지로(犬馬之勞) 하는 악순환 고리의 부작용이 종기처럼 곳곳에서 곪아 터지는 현상이다.
물론 내 편 발탁은 어느 정권이나 있었다. 대법원장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인사를 통한 재판 개입 징후다.

정권에 불리한 판결을 한 재판부는 전보시키고, 우호적이라 여겨지는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잔류시킨다.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사건들을 잠재적 우리 편으로 여겨지는 판사에게 맡기려는 의도로 의심받는 최근 법원 인사는, 해당 판사들이 실제로 정권에 우호적 판결을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여부와는 완전히 별개로, 그런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는 인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법부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10년 전 한 판사가 펴낸 ‘미국 법원을 말하다-한국판사가 본 워싱턴 법조계 이야기’(강한승 저)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책에서 2명의 미국 소장파 판사를 언급하면서 훗날 대법관 재목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각각 5년, 7년 뒤 두 판사는 오바마와 트럼프에 의해 대법관에 지명됐다.

책의 저자가 예지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아무리 인사권을 남용해온 트럼프조차도 대법관은 그 진영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아온 사람을 지명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보수든 진보든 실력과 안정감을 지녔다는 평판을 받는 인물이 장차의 대법관 재목으로 거론되며 성장한다.

한 사회의 이념 스펙트럼을 좌 1, 우 10으로 놓고 볼 때 4~6 사이 인물이 아니면 엄두도 내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주요 공직에 1, 2 또는 9, 10의 인물들이 대거 발탁된다. 진보진영 내에서조차 대법원장감으로 거론조차 안 됐던 지방법원장이 단번에 발탁 되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자리가 특정 성향의 이너서클 출신으로 채워진다.

물론 자기편인줄 알고 발탁한 인물이 직업적 소명을 지키며 통치자에 거역하는 사례는 동서고금 어디서든 있다.

예기치 않은 ‘심판의 반란’에 직면했을 때 제3세계 독재자들이 동원하는 수법은 경기 규칙, 종목의 본질 자체를 바꿔버리는 입법이다.

20세기 독재자가 탱크와 총칼을 동원했다면, 21세기엔 인사권과 입법권을 무기로 휘두르는 것이다. 현금 살포로 다수당을 차지한 뒤, 나팔수들을 총동원해 입법을 정당화시키는 허위 논리를 확산시킨다.

하필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의 검찰장악이 실패하자마자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없애겠다고 나선 것은 문재인 정권이 제3세계 권력자들의 패턴을 따라 한다는 오해를 자초하기 십상이다.

친문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검찰은 기소 업무만을 담당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검찰이 대형 비리를 파헤치는 경우가 숱하다. 지난해 트럼프의 책사 스티브 배넌을 기소한 것도 금융 범죄 수사와 정·재계 거물 수사로 명성을 쌓아온 뉴욕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이었다. 아베 전 총리의 벚꽃스캔들을 파헤치는 주체도 도쿄지검이다.

경찰은 말할 것도 없고 헌법과 법률로 신분이 보장돼 있는 검사도 산 권력 수사를 덮고 정권에 빌붙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예 검찰의 권력비리 수사 기능마저 없애버리면 집권세력은 절대왕조 보다 더 마음 놓고 권력을 향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설령 대선에 져도 꽁꽁 숨긴 정권 치부를 파헤칠 만한 수사력을 가진 조직이 없으니 걱정을 덜 수 있다.

어느 통치자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은 욕심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 중 한명인 프랭클린 루스벨트(FDR) 마저도 뉴딜 정책 관련 법률들이 잇따라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자 대법원 구조개혁 입법을 시도했다. 당시 루스벨트는 대선에서 상대 후보를 거의 더블스코어로 누르고 재선된 직후였다.

하지만 압도적 다수당이던 여당(민주당)마저 미국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루스벨트는 물러섰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통치자가 욕구를 절제하고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느냐 여부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한 요소일 뿐이다. 히틀러 무솔리니 등 독재자들도 다수결이란 형식은 거쳤다. 소수의견 배려와 절차의 존중 없인 민주주의가 존립할 수 없다. 국회 상임위 절차도, 검찰인사의 총장 의견 청취도, 인사청문회도 그저 법조문에 활자화된 내용만 겉치레로 거치고 그 조항에 담긴 근본 취지와 전통은 다 무시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인사권을 휘둘러 선수를 쫓아내고 심판 구성을 유리하게 하고, 권력 수사 기능을 완전히 말살시켜도, 헌법에 관련된 명문 조항이 없으니 위헌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헌법은 활자화된 문구 그 이상의 정신이다. 인사농단과 입법폭주는 국민 상식의 법정에서는 모두 위헌이다.

이기홍 대기자 sechepa@donga.com

출처: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0219/105490967/1?ref=main
양상훈동생
[양상훈 칼럼] 지금 놀라운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2/18/FNUQNAMGBRGCBJZ4D7SGSOLCHE/

우리는 음력 1월 1일을 우리 설날이라고 하지만 세계에선 ‘차이니스 뉴 이어 데이(Chinese new year day)’라고 한다. 음력을 중국이 만들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서구 초등학교에선 백인 아이들이 중국식 용 모자를 쓰고 중국 음식을 먹기도 한다. 이 중국 설을 공휴일로 정한 나라를 찾아보았더니 거의 전부 화교가 많거나 주축인 동남아 국가들이다. 아닌 나라는 한국과 몽골뿐이다. 특히 미국 동맹국 중엔 한국밖에 없다. 싱가포르도 있지만 화교권 도시국가다.

일본은 1873년 음력을 없앴고 그걸로 끝이었다. 우리도 1896년에 음력을 폐지했지만 아직도 1월 1일은 음력으로 따져 최대 명절로 하고 있다. 풍습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세계가 중국 명절로 아는 날을 가장 큰 명절로 쇠는 거의 유일한 미국의 동맹국이 한국이라는 사실이 미·중 사이에 놓인 우리 처지에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최근 미국과 서방권에선 이런 우리와 관련해 놀라운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9일 한 말부터 놀랍다. 기자가 ‘북의 핵 미사일 시험을 우려하느냐’고 묻자 “(그것보다) 우리가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 걱정된다”고 답했다. 일본은 미국과 이견이 없다시피 한 나라다. 결국 이 답변은 북핵보다 한국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지만, 그 속엔 한국이 왜 미·일이 아니라 중·북 쪽으로 기우느냐는 시선이 있다.

과거에도 미국엔 앞으로 한국은 100% 중국으로 붙고, 일본은 100% 미국으로 붙는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시각이 주류를 이뤄가는 듯한 불길함이 있다. 중국, 북한에 도를 넘게 호의를 표시하고 일본엔 도를 넘게 적의를 드러낸 문재인 정권 4년의 결과다. 미국의 조야가 중국의 부상에 심각한 경각심을 공유하게 되고 더 늦기 전에 중국을 억제해야 한다는 절박하고도 일치된 견해가 등장하는 시기와 문 정권이 맞물리면서 이제 미국에서 한국은 동맹이라기보다는 ‘표류하는 나라’로 표현되고 있다. 몇몇 견해가 아니다. 광범위하게 그런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 인식은 명확한 근거를 통해 강화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아인혼 전 국무부 고문은 문 정권이 중국을 의식해 북핵 방어용 사드를 강력히 반대했다고 지적한다. 이 일로 한국은 주한미군, 심지어는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미국에 심어졌다. 롤리스 전 국방부 부차관은 한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도 거부한 사례를 들고 있다. 한국은 미국을 위해 중국 견제에 동참할 뜻이 없고, 미국을 위해 조금이라도 희생할 생각은 더욱 없는 나라라는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에 축하 인사를 보낸 문 대통령을 향해 ‘이러려고 미국 청년들이 중공 침략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느냐’고 공개적으로 분개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믿을 수 있는 진짜 동맹은 일본뿐이라는 인식은 견고하게 확산하고 있다. 부시, 오바마 행정부 때 올라간 한국의 위치는 원위치보다 후퇴했다. 일본과 정반대로 중국 견제에 일절 불참하는 한국에 대한 문제 의식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보다 더 강하다. 바이든의 한·일 관계 회복 주문은 한국을 향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뜻이다. 미국의 유명한 지정학 분석가는 최근 저서에서 “한국은 일본과 치고받고 있다. 미국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짜증을 느꼈다”고 했다. 미국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짜증’이 이제 변곡점을 지나는 것 같다.

헤이글 전 미 국방 장관등 각국 고위 안보 관리 출신이 만든 ‘핵과 동맹’ 관련 보고서가 며칠 전 바이든 행정부에 제출됐다. 보고서는 호주, 일본, 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판 핵기획그룹을 창설해 미국이 핵무기 운용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그 직후 미국에서 ‘한국은 빼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아인혼은 ‘한국은 중국을 의식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은 ‘반대할 수 있는 동맹에 미국이 먼저 제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한국이 결국 핵을 보유한 북한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은 일본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해 중·북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 경우 미·일은 나토식 핵 공유 협정을 맺게 될 것이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한국은 북에 복속될 수 있다’고 했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북 군사작전에서 한국 입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도 미국에서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외교의 거목 조지 케넌이 역사적 전문을 통해 소련 봉쇄를 주장한 지 40여 년 만에 소련이 무너졌다. 최근 미국에서 그에 비견되는 익명의 기고문이 등장했다. 중국 전체가 아니라 시진핑을 봉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 봉쇄 방책에서 한국의 비중은 거의 없지만, ‘한국이 중국 쪽으로 계속 표류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시돼 있다. 동맹국과 그 적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 동맹은 결국 껍데기만 남는다. 우리는 그 후 어디까지를 생각하고 있나.
SOLA
3:00/8:39/13:04/16:07/18:32
태무친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1/02/18/2021021800183.html
태무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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