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내두르게 하는 與 의원들의 부동산 재테크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03/15/N6OMKT3UGRFZ3G6N7JXEFDVWBM/
이용득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회의원이던 2019년 배우자 명의로 서울 재개발 구역의 도로를 7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는 거주할 수도, 임대를 줄 수도 없지만 재개발 때 분양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전문 투기꾼 뺨치는 수법이다. 일반인이라면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할 것이다. 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 고문의 가족은 도로 매입 당시 아파트와 주택, 오피스텔 2채, 상가 4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재개발 도로에까지 돈을 묻었다. 노동 운동을 했다는 정치인의 부동산 탐욕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LH 사태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6명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모친이 신도시 인근 땅을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구입한 데 이어 땅값도 최대 9분의 1로 줄여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향자 의원은 배우자와 함께 신규 택지 인근 토지를, 김경만 의원의 배우자는 신도시와 가까운 임야를 매입했다. 부천이 지역구인 서영석 의원은 도(道)의원 시절 부천 신도시 부근 땅과 건물을 지인과 사들였다. 김주영 의원(김포갑)의 부친은 화성 뉴타운이 있는 땅을, 전남이 지역구인 윤재갑 의원의 배우자도 평택 논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윤 두 의원의 땅은 수십 명이 공동 소유한 ‘쪼개기’ 형태였다.
이들은 논란을 빚자 약속이나 한 듯 “나는 몰랐다” “신도시와 무관하다”고 했다. “가족이 속은 것 같다”며 피해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땅 대부분은 신기할 정도로 신도시 등 개발 지역과 가깝다. 무슨 ‘신내림’이라도 받았나. 집 지을 땅이라면서 도로와 떨어진 ‘맹지’를 사기도 했다. 정상적인 투자라고 보기 힘들다.
수도권의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도 신도시 발표 전에 땅을 샀다고 보도됐다. 야당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불거진 투기 의혹은 유독 여당에 집중되고 있다. 왜 그런가. 수도권 신도시 계획처럼 돈이 되는 정보는 권력을 가진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대선·지방선거·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수도권 지방의회를 90% 이상 장악했다. 국회도 맘대로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