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사설] 눈만 뜨면 與 투기의혹인데 “위는 맑은데 바닥 잘못”이라니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03/19/FTOCR53TQZFNFJ4TIXAXOAWOUM/
민주당 임종성 의원 가족이 지역구인 경기도 광주 택지지구 인근 땅을 ‘지분 쪼개기'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임 의원 가족이 사들인 땅 인근은 한 달 뒤 택지지구로 발표됐고 3년 만에 시세가 10배 올랐다. 가족이 땅을 살 때 임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이었다. 한 달 뒤 개발 호재가 있을 것이란 정보를 가족들이 어떻게 알았겠나.
LH 사태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7명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은 나오기만 하면 민주당이다. 양이원영 의원 어머니, 김경만 의원 아내가 3기 신도시 예정지 인근 땅을 ‘지분 쪼개기’로 매입했다. 양향자 의원은 신규 택지 인근의 그린벨트를 남편과 공동으로 매입했다. 서영석 의원은 지역구이자 3기 신도시 인근인 부천 땅과 건물을 사들였고, 김주영 의원 아버지는 화성 뉴타운 인접 임야를 쪼개기로 매입했다. 전남이 지역구인 윤재갑 의원 아내는 교통 개발 호재가 있는 평택 밭을 쪼개기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신도시 등 개발 호재가 알려지기 전 땅을 사들였다. 도로와 떨어진 ‘맹지’까지 사들였다. 확실한 정보를 믿은 것이다.
노동운동가 출신 이용득 민주당 상임고문은 의원 시절 아내 명의로 재개발 때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도로를 사들였다. 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 아내도 용인시의 임야를 ‘지분 쪼개기’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도 아내 명의로 신도시 발표 한 달 전 농지를 사들였다. 경기 시흥, 하남시 등 3기 신도시 지역의 민주당 지방의원들의 투기 의혹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적폐 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지금 부동산 투기 의혹은 나오기만 하면 현 여권 인사들인데 왜 지나간 적폐 타령을 하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위에는 맑아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런 것까지 고치려면 재집권해야 된다”고 했다. 웬만큼 얼굴이 두껍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세종시에서도 여당 정치인 투기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의회 의장과 의원은 가족 명의로 토지를 사들인 뒤 인근 도로 포장 예산을 편성해 땅값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시의원은 산업단지 인근 임야 건물 등을 사들였다. 세종시 건설 책임자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은 재임 시절 국가산업단지 인근 땅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시는 짧은 시일 내 정부기관이 옮겨오고 개발이 집중되면서 ‘투기 온상’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를 만들고 이곳에서 국회의원까지 지낸 장본인이 바로 이 전 대표다.
야당 인사들 가운데서도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양상만 봐선 그 숫자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대선·지방선거·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했다. 여권은 지금 이 나라의 절대 권력을 가진 세력이다. 돈 되는 정보가 몰려들 수밖에 없다. 견제도 받지 않는다. 이어지는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모든 것을 가진 세력의 오만과 독주의 결과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