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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反中 연합전선에서 한국 뺐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3&aid=0003607144

미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담은 ‘전략적 경쟁법 2021’을 8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동맹·파트너와 연합해 군사·경제 양면에서 중국을 옥죄면서, 최첨단 과학·기술을 선점해 장기적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법안이지만, 공화당과도 완벽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 대중 정책의 기틀이 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한국이 일본, 호주, 필리핀, 태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critical) 동맹”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일본과 호주가 여러 실질적 협력 사업의 파트너로 명시된 반면, 한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상의 방어 대상이란 것 외에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미 의회는 이 법안에서 중국의 강압에 맞서기 위한 동맹·파트너의 군사적 역량 강화를 중시했다. 미국과 동맹·파트너들이 중국의 군사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 더 촘촘한 수출 통제 제도를 만들어야 하고, 중국의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대한 감시와 보고가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이 법안은 인도·태평양 안보 강화를 위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강조했다. 일본의 장거리 정밀 화력, 방공(防空)과 미사일 방어 역량, 해양 안보, 정보와 감시·정찰 능력 개발을 미국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이 중국을 더 잘 감시하고 필요시 장거리 미사일로 타격할 수도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안보 신기술 획득을 위한 양국 민간 분야의 협력을 촉진할 목적으로 ‘미·일 국가안보 혁신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국 연합체인 쿼드(Quad) 국가 간에 “더 많은 군사 대화, 합동 훈련”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미국의 조약 동맹이면서 쿼드 일원이기도 한 일본과 호주의 역할은 자연히 더 강조됐다. 미국·일본·호주 간에 체결된 3국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 일본과 호주의 군사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반면 쿼드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국은 법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다. 법안 전체에서 일본이 31번, 호주가 15번 거론된 반면 한국은 8번에 그쳤다.

미 의회는 군사적 역량 강화와 함께 과학·기술의 혁신과 인프라 투자도 중시했다.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 생명공학, 광케이블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는 국가들끼리 뭉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기술 연대를 형성하려는 미국의 노력 속에도 한국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이 법안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대중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중국의 ‘디지털 독재’에 맞서기 위해 모든 경제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 무역 동맹’의 형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무역 합의’를 위한 양자·다자 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협상 대상자로는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그리고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 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만 명시했다. “적절한 다른 나라”도 포함될 수 있다는 단서가 있지만, 한국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 법안을 준비하던 지난 2월 본지 인터뷰에서 “왜 ‘디지털 무역 합의'의 협상 대상자로 한국은 고려하지 않나”란 질문에 “5G 문제에서 미국과 입장이 같은 나라들을 모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이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란 얘기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통한 영향력 확대 정책인 ‘일대일로’에 맞서기 위해 통합해 나가야 할 동맹들의 이니셔티브를 거론하는 대목에서도 한국은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일본·호주의 인프라 협력체인 ‘블루 닷 네트워크’, 유럽연합과 일본의 인프라 협력 사업 등은 언급됐지만 한국은 이런 사업들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북한 문제에 있어 미 상원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제재 유지’를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의 이행’에 대한 조항이 법안 속에 따로 마련됐다. 또 “북한 정부에 대한 최대의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미 정부의 정책”이라고 명시하며 이런 제재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향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을 취할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행정부가 대북 협상을 하든 최종 목표는 CVID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 법안에서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과의 협력 과제로 ‘미사일 방어’와 ‘인권’이 포함된 것도 문재인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을 의식한 미사일 방어 체제에 한국이 들어오기를 희망해 왔지만,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회피해 왔다. 또 미국이 신장 위구르 인권 침해와 홍콩의 민주화 탄압 등과 관련해 중국을 제재하고 일본·유럽연합 등이 보조를 맞춰온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의 제기한 적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한 미국 입장이 확고해 한국이 계속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geumbo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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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초당적 인권 기구인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오는 15일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전단 금지법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이 법이 외부 정보 유입 등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인권위 의장인 스미스 하원 의원은 “전단 금지법이 가장 잔인한 공산 정권에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행위를 범죄화한다”며 청문회 개최를 예고했다. 미 의회는 주로 북한 같은 독재 국가들을 대상으로 인권 청문회를 소집해왔다. ‘랜토스 인권위’의 최근 청문 대상국도 중국, 아이티, 나이지리아 등이다. 대한민국이 그런 ‘인권, 표현의 자유 침해국’ 대열에 선 것이다. 군사 정권이 끝나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문 정권은 김여정이 ‘전단 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4시간 반 만에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미·영·유엔 등은 물론 옛 공산권까지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는데도 이런 반(反)민주법을 강행 처리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전단 금지법의 유일한 근거는 ‘접경지 주민 안전’이다. 지금까지 전단으로 다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미 전문가는 “위험 날조”라고 했다. ‘접경지 안전’은 핑계이고 김정은 비위 맞추기라는 것을 전 세계가 안다.

‘한국 청문회’가 열리는 15일은 김일성 생일이다. 렌토스 인권위는 “한반도에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청문회”라고도 했다. 북한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인권·자유 문제까지 다루겠다는 의미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권 문제로 ‘표현의 자유 제약’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 대표 사례로 대북 전단 금지를 들었다. 최근 워싱턴에선 북 인권 문제를 외면만 하는 문 정부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도덕하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한다. ‘한국 청문회’ 증인 중 한 명인 인권 운동가 수잰 숄티는 최근 “중국에 억류된 탈북 여성 2명이 인신 매매범에게 다시 넘겨진 건 문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정부는 김여정 요구대로 전단 금지법을 만들었지만 김여정은 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라고 했다. 전단 금지법으로 얻은 게 뭔가. 전단 금지법은 폐지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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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04/10/3HSGVSG52JBY3E6HCB63BQKW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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