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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H 압색 영장에 '이재명 뇌물 혐의' 적시됐다
입력2022.09.23. 오후 2:01 기사원문

박혁진 기자
이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지난 8월 25일 KH그룹을 압수수색하며 제시한 영장에 이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조선 취재에 따르면 당시 검찰은 KH그룹을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하며 영장을 제시했는데 이 영장에는 이 대표를 '피의자'로, 피의자의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적시했다.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서 이 대표의 특가법상 뇌물죄를 명시적으로 적용했음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자료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바 있다.

지난 9월 8일 검찰은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변호사비를 모두 지불했다"고 발언한 것은 거짓이라며 시민단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와 무관한 뇌물수수 등의 혐의 부분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8월 말 진행했던 압수수색 당시 이미 이 대표에게 뇌물죄를 적용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은 쌍방울그룹과 KH그룹 간 잦은 금전 거래 정황을 포착한 후 두 그룹 간 오고간 돈이 이 대표 변호사 수임료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검찰은 KH그룹 계열사 사무실 4곳을 압수수색한 것은 물론이고, 계열사 CFO들의 휴대폰도 전부 압수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H그룹 본사 내 위치한 배상윤 회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했다. 이날 영장에 이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가 적시됐다는 것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일정 부분 진행됐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참고인(KH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법원도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은 긴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두 그룹 계열사 간 금전 거래가 잦을 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추진한 각종 남북교류행사의 공동 주최 측인 아태평화교류협회에 두 그룹 모두 후원한 바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도 이런 배경 등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방울그룹의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KH그룹 압수수색 다음날인 8월 26일 쌍방울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쌍방울그룹 압수수색은 지난 6월 이후 총 다섯 번째다. 지난 9월 7일엔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킨텍스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해 이화영 대표의 집무실과 오피스텔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화영 대표가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직 시절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난 데 따른 절차다.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 방향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통한 이익이 변호사비로 대납됐을 가능성과 쌍방울그룹 관계 회사의 사외이사 급여가 변호사비 명목으로 지급됐을 가능성이다.

KH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참고인 신분이어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