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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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NLL까지 넘보는 北… ‘긴장의 2주’ 비상한 대응태세 갖춰야
입력 2022-10-25 00:00업데이트 2022-10-25 03:52
5000t급 북한 상선이 어제 새벽 서해 백령도 서북쪽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20차례 경고통신과 2차례 기관총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물러갔다. 이후 북한군은 방사포 10발을 해상완충구역에 발사하고선 ‘남측의 해상분계선 침범에 따른 위협사격’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상선의 NLL 침범은 2017년 동해에서 발생한 이래 5년 9개월 만이다. 합참은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맞대응했다.
북한 상선의 NLL 침범과 뒤이은 방사포 발사는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로 보인다. 의도적으로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떠본 뒤 적반하장 격으로 방사포를 발사하며 더 큰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다. 잇단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전투기 위협 비행 등 지상과 공중 도발을 이어오다 중국을 의식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북한이다. 중국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과거 단골 도발 메뉴였던 NLL 침범을 감행했다.
북한이 내달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7차 핵실험 같은 대형 전략도발을 준비하면서 남측 수도권을 사정권에 둔 방사포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과시하는 이유는 뻔하다. 아무리 저위력 전술핵이라도 핵무기 사용은 극단적인 도박일 수밖에 없는 만큼 휴전선에 집중 배치한 방사포와 장사정포 전력이 서울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한미의 선제적 대응을 막고 손발을 묶어두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오랜 ‘긴장의 바다’였던 서해 NLL 도발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상기시키려는 노림수다.
한미 정보당국은 앞으로 2주를 비상한 시기로 보고 있다. 늘 그랬듯 북한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선거 민심에 영향을 미칠 대형 도발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긴장을 유발하며 충돌의 빌미를 만들려는 고전적 수법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우리 군은 어제부터 서해에서 북한군 침투에 대비한 한미 연합, 육·해·공·해경 합동 해상훈련에 들어갔다. 경계태세를 바짝 높여 신속하고 냉정한 판단, 단호하고 절제된 대응으로 북한의 노림수를 좌절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