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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죽음의 백조’ 전격 전개… ‘반짝’ 넘는 ‘적시’ 억제력 키워야
입력2023.02.03. 오전 12:01 수정2023.02.03. 오전 3:16 기사원문
미국이 1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와 스텔스 전투기 F-22, F-35B를 한반도에 전격 전개했다. 이들 전략자산은 한국군 F-35A와 함께 서해 상공에서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F-22, F-35, 항공모함 전개를 늘리겠다”고 언급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북한은 어제 “미국의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말에 그치지 않음을 행동으로 보여준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이 공중 전략자산 3종을 한꺼번에 전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것도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서해 상공에 전개함으로써 북한을 감싸는 중국에도 압박을 가했다. 오스틴 장관이 “미국의 공약은 그저 슬로건이 아니라 견고하고 철통같다”고 강조한 대로 그 능력과 의지를 가시적 조치로 보여준 셈이다.
이번 조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우리 국민을 향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 북핵 위협이 날로 고도화하면서 미국의 거듭된 방위 공약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선 회의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자국 본토까지 위협받는데 과연 한국을 지켜주겠느냐는 불안과 함께 독자 핵무장 여론도 커지고 있다. 그런 의구심에 맞서 미국의 약속을 의심하지 말라며 굳건한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전격적인 연합공중훈련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북한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죽음의 백조’ B-1B의 한반도 전개가 거듭 보여주기 차원의 깜짝 카드로 비치게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B-1B 전개는 작년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공교롭게 그때도 워싱턴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연례 안보협의회의(SCM)차 만난 직후였다. 양국 국방수장 간 만남이란 이벤트를 계기로 미국이 북핵을 넘는 한국의 국제안보 기여를 주문하고 성의 표시 차원에서 B-1B 전개 카드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미는 지난해 각종 전략자산의 ‘적시에 조율된 전개’에 합의했다. 이달 중 실시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작으로 양국은 상시 수준의 전략자산 전개와 그 운용에 대한 공동 계획·훈련을 통해 북한이 두려워할 실질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언제든 제때 강력한 억제력을 과시하는 동맹의 실행력이야말로 북한의 충동을 꺾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