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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재 北외교관 가족 탈북
입력2023.06.08. 오후 5:40 수정2023.06.08. 오후 8:47 기사원문
김성훈 기자
대북제재에 외화벌이 압박
北 중간엘리트 '이민형 탈북'
자녀교육 위해 한국행 택한듯
유럽의 한 국가에서 주재하고 있던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최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이날 안보당국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가족 가운데 일부를 데리고 탈북했고, 현재 국내로 무사히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외교관이 주재했던 국가나 구체적인 직급·직책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보당국은 해당 외교관의 해외 이동경로, 망명 배경, 동기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10년간 탈북 사실이 공개된 북측 외교관은 △2016년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공사(현 국민의힘 의원) △2017년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 △2019년 류현우 쿠웨이트 주재 대사대리 등이다.
올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고 국가 간 이동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외교관과 무역일꾼 등 이른바 '중간 엘리트' 층의 망명·탈북 사례가 늘어날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해외에 주재하면서 핵·미사일 개발 목적의 자금과 자재를 조달하기 위해 불법 행위에 관여하며 안팎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북 제재 강화와 코로나19 등으로 해외에 나와 있는 북측 대외 분야 종사자들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본국으로부터 더 강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측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년간 엄격하게 국경을 봉쇄해온 것도 해외에 주재하고 있던 중간 엘리트 계층의 망명과 탈북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족을 동반한 가운데 해외에 머무르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북한 체제의 모순과 비합리성에 염증을 느끼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비교적 해외 사정에 밝은 이들이 향후 자녀 교육과 노후 문제 등에 부담을 느껴 한국행을 택하는 '이민형' 탈북을 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