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사설] 민주당 대장동 특검 ‘할리우드 액션’, 목적 달성했으니 그만하길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12/29/IJGREDVZ2NHFJN5W2UW2TRIXNI/
조선일보
입력 2021.12.29 03:24
대장동 특검 도입을 위한 여야 협상이 28일 또 결렬됐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특검과 관련, “우리는 빨리하자, 조건 없이 하자, 성역 없이 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야당의 특검 생떼”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9월부터 야당의 특검 요구를 ‘검찰 수사 방해’라며 줄곧 거부해왔다. 그러다 11월 초가 되자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특검 필요”라고 말을 바꿨다. 그 시점에선 특검 도입 협상만 하면서 대선까지 시간을 끌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언제 반대했느냐는 듯 “얼마든지 특검 협상”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강력히 요구”라고 했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2명이 극단 선택을 했을 때는 “몸통은 놔두고 엉뚱한 데를 건드려 참혹한 결과” “빨리 특검 하자”고도 했다. 유체이탈의 극단을 보는 것 같았다. 이 후보는 “특검을 거부하는 윤석열 후보가 범인일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대장동 ‘설계’부터 인허가까지 전부 이 후보가 했는데 누구에게 ‘범인’이라고 하나.
민주당은 야당이 만든 대장동 특검법의 국회 법사위 상정을 거부했다. 이 후보가 ‘빠른 특검’을 요구한 다음 날에도 특검법 논의를 위한 법사위에 불참했다. 야당의 협의 요구에 계속 불응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등을 특검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넣자’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야당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시간을 끌었다. ‘특검 하자’는 말만 50일 가까이 반복하고 있다. 축구에서 마치 반칙을 당한 듯 거짓으로 넘어지는 쇼를 하는 것을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특검 찬성’이 바로 그런 할리우드 액션이다. 이제 대선 전에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은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할리우드 액션이 목적을 이뤘으니 이제는 그만했으면 한다.
대장동 의혹은 대선이 끝나더라도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수천억 원 천문학적인 돈이 극소수 인물들에게로 흘러 들어갔다. 이미 두 사람이 극단 선택을 했다. 검찰은 진상 규명이 아니라 진상을 덮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 전대미문의 의혹 사건은 묻힐 수 없다. 그 방법은 특검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