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경진 선생이 하늘의 조각구름으로
내 뺨을 스치는 바람으로
흐르는 강물의 맑은 빛으로 떠나간 지 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청와대를 향하는 모퉁이 길에 따뜻하게 웃으며 안아주시던 선생님
선생님의 품이 너무 그리운 날입니다.
새해가 되어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간 자리에 선생님은
정성 드린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같이 갔던 동지들에게 나눠주시기도 하였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 HY이와 그 누구보다도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하셨던 선생님이셨죠.
어느날 청와대 인근 카페에서 두 손을 붙잡고 의원님을 통해 만난 두 사람이 정말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란다고 하셨죠.
그런 선생님께 결혼소식도 전해드리지 못하고 떠나보냈을 때 정말이지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혼식에 오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참 많이 생각났어요.
선생님과 마지막이 될지 몰랐던 재작년 스승의 날.
그날도 청와대 농성장을 지키는 선생님께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HY이랑 선생님 모시고 조금 멀리 바람 쐬게 해주고 싶었는데
고작 성북동에서 처음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카페에서 선생님과 한참 이야기 나눴던 그 때가
정말 마지막이 될지 몰랐습니다.
그때도 몸이 좋지 못하다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얼마 드시지 못하셨잖아요. 그런데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때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고 그 카페에 다시 오자 약속했었잖아요.
너무 좋았다고. 고맙다고. 우리 또 이런 시간 보내자고.
지난 9년의 시간. 선생님과 거리에서 함께 했던 정말 많은 시간.
그 시간이 정말 그립고 또 그리워요.
오늘 선생님의 1주기. 시간은 참 야속하게 흘러가네요.
죄송하게도 선생님의 1주기를 잊고 있었지 뭐예요.
그러면서 참 시간이 빨리 지났다고 이야기한 거 있죠.
선생님을 떠나보내던 그 날.
그 차가웠던 바람.
오늘도 그 바람은 차갑게 가슴을 헤치고 갑니다.
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
참 힘든 시간이었지만 선생님을 통해 웃으며 이겨왔어요.
선생님. 이경진 선생님.
참 보고 싶어요. 정말 보고 싶어요.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길에 늘 선생님이 계실 것만 같아요.
선생님. 주신 사랑과 은혜. 절대 잊지 않아요.
그러니 부디 하늘에서 행복하셔야 해요.
그리고 언제나 제 곁에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