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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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과 쌍방울 둘러싼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2.09.29 00:09
이화영, 쌍방울 뇌물 받은 혐의로 구속
이재명 당시 도지사는 비리 전혀 몰랐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대표)가 뇌물 혐의로 구속되면서 쌍방울그룹의 비리 일부가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사용 등의 명목으로 2억5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 부지사가 되기 전 쌍방울 사외이사였던 그는 측근을 이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3년 동안 임금 명목으로 9000여만원을 지급받게 한 혐의도 있다.
이 뇌물의 대가로 쌍방울은 2019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경제협력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쌍방울 계열사는 북한의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에 대한 사업권을 약정받았고, 주가가 약 30% 상승했다.
이 전 부지사의 구속으로 검찰 수사는 제기된 더 많은 의혹을 향하게 됐다. 그의 아들이 쌍방울 계열사에 입사해 제대로 출근하지 않고 1년간 급여를 받은 특혜 채용 문제도 불거졌다. 또 경기도가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함께 경기도와 필리핀에서 북한 고위 관료들이 참석한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었을 때 쌍방울이 행사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있다. 대북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경기도의 모자란 예산 수억원을 아태협을 통해 우회 지원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아태협 간부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원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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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진행됐던 이런 비리를 인지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평화부지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2018년 신설됐다. 이 대표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측근인 이 전 부지사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쌍방울이 변호사비 20억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구속된 혐의는 물론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뇌물을 준 혐의로 쌍방울 부회장이 함께 구속됐지만 그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 아니다. 지난 5월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는 회사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이 키를 쥐고 있다. 그가 출국하기 직전 전직 검찰 수사관 출신인 회사 임원은 배임·횡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수원지검이 준비한 압수수색영장을 미리 빼낸 것으로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지만 회사 임직원들을 도피처에서 만나는 등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검찰은 더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그의 신병을 확보해 불거진 의혹들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